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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이상

똥꼬 깊쑤키

by donit2022 2022. 1. 29.

요 몇년 사이에 김어준이 참 많이 뜨면서

'김어준'을 말하는 것은 한쪽으로 치우친 음모론자나 추종론자로 취급 받는 여론이

적어도 온라인 상에서는 팽배해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무려 20년도 넘게 김어준의 통찰력과 능력이 높이 사왔기에

지금쯤은 밝혀야겠다.

 

이제는 메이저가 되어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김구라가 황봉알과 진행하던 그 시절은 물론이고

나는 '똥꼬 깊쑤키'를 외치던 딴지의 초창기 멤버이다.

 

그저 오래 전의 경험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는 사람이다.

 

 

정신적 정서적인 여유가 있다면

길고 장황한 설명을 덧붙이겠지만,

오늘은 아주 간략하게 몇 마디를 남기려 한다.

 

 

'똥꼬'라는 단어를 듣고 말하며 살았지만,

처음으로 글자로 접하게 만들었던 그 누군가에게 희열을 느꼈었다.

그 아득한 옛날에 성인용품을 판매하고 Sex를 논하던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무엇보다 '민족정론지'라며 조선일보를 비웃던 그 기개에 반했다.

 

그가 김어준이라는 이름의 남자라는 사실을 내가 알게 된 것은

그 이후 10년 정도가 흐른 뒤였다.

 

'나는 꼼수다'는 당연히 MB시대에 단비 같은 존재였고,

내가 '쫄지마'라던 외침에 기운 낼 정도로 나약한 존재는 아니었지만

다들 쫄아있는데 사실상 유일하게 대드는 용기는 박수 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허무맹랑한 음모론 등이 없지 않았음은

20년을 넘게 지켜봤기에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오랜 기간 동안 어떤 언론보다도 더 많은 이들을 인터뷰하였고

참 많은 말을 내뱉었기에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음을 더욱 더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최소 수십억의 자산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가 한창 열정적으로 떠들던 그 시절에

그는 돈 되는 일을 많이 했지만,

돈이 되기 때문에 비열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명박이나 박근혜의 임기 중에 그게 돈이 됐다면 기레기들이 더 빨리 달려들지 않았겠는가?)

 

 

아마 몇 마디 안했지만,

오늘 끄적인 몇 마디로 인해서 나를 판단하는 이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떻게 판단해도 화나거나 억울하지 않다.

 

지금은 문을 닫아 버렸지만,

20년넘게 운영하던 웹사이트에서 항상 내가 지껄이던 소리를

알거나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새삼스럽지도 않을테지.

 

 

이미 매스미디어에서 조차 다루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커버린 김어준이 아니라,

'똥꼬 깊쑤키'를 외치던 B급 시절부터 그의 행보는 한결 같았다.

 

 

생각이 비슷해서 좋아진 사람

비슷한 길을 가고 싶었지만, 나는 나락으로 떨어져버렸지만

그의 승승장구를 기원한다.

 

 

그리고 간만에 생각난 멘트를

처음으로 내게 외쳐본다.

 

'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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