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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현실14

한산한 명동 태어나서 늘 가장 번화하고 번잡한 곳은 명동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압구정이 붐비던 때가 있었고, 강남이 대세로 보이던 때도 있었고 이태원, 홍대 등등 많은 붐비는 곳이 늘어갔지만 내 어린 시절부터 청춘까지 명동은 늘 번화가의 중심이었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꼰대스러움이겠지만,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억을 추억으로만 남길 때가 왔다. 저 을씨년스럽고 한산한 명동거리 젠틀리피케이션 같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50년도 넘은 현상이고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면 다시 중국인이나 외국인 들이 붐비는 곳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이제 내 기억 속의 명동은 끝이 났다. 끝나지 않는 신화가 아니라, 우선 일단락 되어버린 명동 물론, 명동처럼 환하게 빛난 적도 없었고 그렇게 오래 영롱하지도 않았으며 이렇.. 2022. 3. 2.
수원 대한통운 비노조 택배기사 오늘은 3.1절 큰 의미 없는 곳이었지만, 잊을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린 공원 앞 주차장 원래는 담배를 한대 피러 나갔지만, 멍하니 그 공간을 바라보러 절뚝이며 걸어가 보았는데 그 자리에 저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 곳은 수원이 아닌데 수원 시민들께 호소한다는 얘기가 희한해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휴일임에도 택배를 배달 중이라기에는 아파트 단지 안으로 진입하지 않았고, 저 자리에 차량을 정차나 주차하고 물건을 배달할 곳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았다. 하여간 절대로 배달 중은 아니었다. 아니....... 참 열불이 나고 성질이 나는건 내가 빨갱이라서 그런걸까? 일하고 싶은데 피해가 심하다고? 노조가 파업해서? 불매 운동 때문에? 지금 파업하는 이유가 불매 운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서가 아니겠지? 노조.. 2022. 3. 1.
명동 편의점 몇년 만에 명동에 나가봤다. 호텔에서 새벽에 담배를 필 겸 나갔다가 담배를 사려고 편의점을 돌아봤는데 모두 문을 닫아서 당황했다. 11시에 문 닫는 편의점이 있을 수는 있는데, 그 위치가 명동이라니 물론 코로나 때문이고 임대 표시만 가득한 명동 거리를 보면서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지만 말로 형용이 쉽지 않은 감정이 밀려왔다. 몇 년간 세상과 동떨어진 내 탓이려니 싶고, 뭐 그랬다. 마음 속의 10% 정도만 표현하고 살아보려 하자니 참 어렵다. 문 닫힌 곳이 매장인지 내 마음인지도 헛갈리고 뭐 그렇다. 2022. 2. 24.
바다-제부도, 궁평항 현실을 벗어나려는 이들이 바다로 휙~하고 떠나는 장면은 비단 드라마, 영화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살면서 그래 본 적은 없었다. 그리 벗어나고 싶은 현실도 없었고, 견딜만 했었기 때문도 있었으며 그다지 바다가 좋거나 해방감을 준다는 느낌도 없었기에 그러나, 드디어 견디기 힘들고 현실도 벗어나고 싶어져서 바다 바람이라도 맞고 싶어졌다. 현실적으로 당일 코스로 다녀올 곳을 갑작스레 찾아보고 바로 출발했다. 그저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기에 잠시 정차한 곳은 궁평항이었다. 정차하고 보니 무료 주차장이 보였고 이왕 주차했으니 주변을 조금 둘러보았다. 바람은 덜 불었는데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직판장 현수막을 보았지만 바로 저 현수막 아래가 '양념코너'라는 사실은 다 둘러보고 나와서야 알았다.. 2022. 2. 21.
날아간 하루 하루만 날아갔으면 다행이지 2022. 2. 18.
곰표 팝콘, 말표 흑맥주 곰표 팝콘은 흔한 팝콘 맛인데 눅눅하거나 너무 짜지 않아서 먹을 만 했다. (양이 많긴 했지만, 봉투에 있는 지퍼로 보관하면 눅눅해지지는 않을 듯) 말표 흑맥주도 단점을 찾긴 어려웠다. 4캔에 만원이니 나쁘지 않았다. 멀쩡한 정신으로 취하는 이 몹쓸 몸뚱아리는 저주다. 곰표인지 말표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들거나 잊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술기운이 몸을 차지해가는데도 정신은 오로지 내 몫이다. 나도 술먹고 헬렐레 하고 싶다. https://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303219&supid=kku000370934 헬렐레하다 – 다음 국어사전 몸과 마음이 흐트러지고 풀어지다 dic.daum.net 2022. 2. 12.
비밀번호 변경 10년 정도 비밀번호를 한가지로 통일해서 사용했는데 이제 그만 써야한다. 너무 여러 웹사이트에서 노출되어서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이에게 이별을 고한 나에게 반성하라는 의미로 나쁜놈이란 뜻의 비밀번호를 사용했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처음 밝히다니 희한한 일이다. 비밀번호는 나에게만 의미가 있는 조합으로 만들어서 쓰고 있었는데 나쁜놈 이후에 만든 비밀번호는 영원히 사용할 줄 알았다. 사실 내게는 영원히 사용해도 변하지 않을 그런 의미이기는 한데 이제는 너무 여러 곳에 노출되어 버려서 실제로 사용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가 없는 나는 벌써 몇 달 째 비밀번호 조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별.. 2022. 2. 3.
듀오백 의자 폐기 벌써 2번째 듀어백 의자를 버린다. 첫째는 팔걸이만 망가졌었지만, 내가 망하면서 버렸는데 이번에는 팔걸이를 포함해서 의자의 모든 기능이 거의 다 망가져서 버린다. 2개가 완벽히 같은 모델에 색상까지 같은 놈이었는데 희한하게도 왼쪽 팔걸이는 앞쪽이 망가지고, 오른쪽 팔걸이는 뒤쪽이 망가지는데 그 위치와 형상이 모두 같은 것으로 봐서 내가 앉는 자세와 힘주는 방향이 매우 일정한 모양이다. 쓰임이 다 되면 버려지는 것은 인지상정 나도 쓰임이 다 되었기에 버려진다. 2022. 2. 2.
친구를 만났다 어제나 오늘은 아니지만, 친구를 만났다. 몇 년 만에 친구를 만났는지 잘 생각해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헤아리기 힘들게 오랜 시간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는데 드디어? 친구를 만났다.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서로 많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늘 보던 그 모습은 또 아니었다. 처음보는 차를 끌고 온 친구 아주 조금은 낯선 모습 중 하나였다. 생각보다 오래전 모델인데도 휴대폰은 바뀌지 않았었다. 녀석에게 나는 어때 보였을까? 처음 보는 길게 자란 수염에 대해서만 말했을 뿐 녀석은 내게서 무엇을 느꼈는지, 낯선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밥을 한 끼 먹었고 차를 한 잔 마셨다. 자정이 넘어서야 헤어졌는데 우린 몇 가지 얘기를 나눴을까? 나이를 많이 먹어서인지 세상이 많이 변해버렸다. 밥 먹고 식당에서 함께 담배를 폈었.. 2022. 2. 1.
불닭맥주-술 한잔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궁금해진 불닭맥주를 오늘 사 마셔봤다. 살면서 처음으로 사본 콜라보 제품이 불닭맥주일 줄이야. ㅋㅋㅋ 안주도 사왔지만 안주가 중요한가? 술 한잔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아. 난 지금 취했다. 키보드도 잘 못누르겠어서 자꾸 오타가 나고 온 몸은 빨갛고 온 몸을 잘 못 가누겠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뻘겋다. 아직 덜 취한거지 새하얗게 변해야 취한건데 아직은 덜 취했다. 그래도 이만하면 크게 안떨리고 사진을 찍은 것 같다. 초점도 구도도 엉망이지만 폰카에도 손떨림 방지 기술 OIS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특히나 야경을 찍을 때 OIS가 없으면 노출이 엉망인 사진이 찍히곤 했었는데 이제 갤럭시 A 시리즈에도 OIS가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 OIS나 갤럭시 A 시리즈 얘기를 쓰던게 .. 2022. 1. 29.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스팸 내 휴대폰 번호는 공공재에 가까울 정도로 20년 이상 아무 곳에나 뿌려왔고, 영업을 하면서 부터는 더더욱 명함까지 뿌려댔으니 나에게 스팸이란 그저 아주아주 조금 귀찮은 먼지 같은 존재였다. 매일 수백통의 스팸메일이 세계 각국에서 날아왔었고, 각종 홍보 문자와 전화는 하루에도 수십통이 기본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살아왔다. 다만, 내가 고객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낼 때 상대가 스팸으로 인식하지 않기를 바라며 꼭 필요한 정도의 연락을 하는 정도만 신경쓰고 살았다. 내가 아프기 전까지는 그랬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알람이 몇 분 간격으로 울리고, 문자와 카톡이 오고, 전화벨이 울리는 삶을 산지 10여년 그 공기같은 여기던 진동과 소리들이 내 목을 옥죄어 오기 시작했다. 아. 지금 그 얘기를 포스팅하려던.. 2022. 1. 29.
가끔 생각이 날 때 별에서 온 그대 中 가끔 생각이 날 때 문득 생각이 날 때 그런 날이 오겠지 생각을 안 하는 순간이 없고 가끔 문득 생각이 나는 그런 날이 오겠지 더이상 아프지 않을 그런 날이 오겠지 2022. 1. 24.
별에서 온 그대 언제적 드라마인데, '별에서 온 그대'를 오늘 문득 보게 되었는데 어떤 대사를 듣다가 생각이 났다. 어릴 적부터 무서운 일이 있으면 엄마를 찾았지만, 11살인가? 그 무렵부터는 아무도 찾지 않았다. 그후로도 20여년을 더 그렇게 혼자서 살아갔는데 나도 무슨 일이 있으면 찾게 되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을 어느날 깨닫게 되었다. 아주 사소한 일 하나부터 가치관을 뒤흔드는 중요한 일까지 모두 나누고 싶은 사람이 내게 생겼다니....... 나는 화내고 돌아서면 바로 후회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번 내 뱉으면 죽도록 힘들더라도 지키려고 노력한다. 무어라 말 하면 돌이킬 수 없으니 말을 무겁게 하려는 시작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내 족쇄가 되어버린 것도 같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가 아니라 목숨이 끊어지고서도 내 뱉지 않.. 2022. 1. 23.
생각보다 힘들다 마음이 무너지면 너무 힘들다. 무언가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더욱 힘들다. 내가 만든 세상인데 누구를 탓하리오. 하지만, 단 몇 자라도 남기지 않으면 천불이 나 죽어버릴까 싶어서 한참을 써내려가던 글을 모두 지우고 다시 몇 자는 남긴다. 나 지금 힘들다. 하지만, 이 역시 이겨내리라. 살기로 했으니 살아가리라. 사실 힘들지 않았던 때가 언제였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2022.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