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늘 가장 번화하고 번잡한 곳은 명동이라고 여기며 살았다.
압구정이 붐비던 때가 있었고,
강남이 대세로 보이던 때도 있었고
이태원, 홍대 등등 많은 붐비는 곳이 늘어갔지만
내 어린 시절부터 청춘까지 명동은 늘 번화가의 중심이었다.
라떼는 말이야 같은 꼰대스러움이겠지만,
실제로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억을 추억으로만 남길 때가 왔다.
저 을씨년스럽고 한산한 명동거리
젠틀리피케이션 같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50년도 넘은 현상이고
코로나 시국이 끝난다면 다시 중국인이나 외국인 들이 붐비는 곳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이제 내 기억 속의 명동은 끝이 났다.
끝나지 않는 신화가 아니라,
우선 일단락 되어버린 명동
물론, 명동처럼 환하게 빛난 적도 없었고
그렇게 오래 영롱하지도 않았으며
이렇게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은 존재는 아니지만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모든 끝은 아쉽지만
끝났음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나는
내 인생은 끝났다.
명동과 다르게 내게는 다시 영광의 순간이 돌아올 가능성이 남지 않았다.
그래서, 명동은 나와는 다르게 다시 빛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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